1982~2000년 : 몬디아쿨트에서 < 우리의 창조적 다양성 >까지
베네치아 회의 이후 잇따라 열린 회의는 1982년 몬디아쿨트 (Mondiacult)라는 세계문화정책회의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회의에는 당시 유네스코 158개 회원국 가운데 126개국에서 960명이 참가했다. 세계유산협약의 성공, 그리고 부동산 문화유산과 자연 유산 보호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다른 형태의 유산과 개발 수단인 문화적 생산물의 중요성이 약화되었다. 이 회의의 목적은 1970년에 열린 베네치아 회의 이후 축적된 문화정책과 실천에 관한 지식과 경험 검토, 현대 세계에서 문화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연구 증진, 전반적인 발전 계획에서 문화 발전을 증진하기 위한 새로운 지침 수립, 국제적인 문화 협력의 촉진이었다.
이 회의는 만장일치로 문화간의 위계에 대한 개념을 거부하였다. 우수한 문화와 열등한 문화 사이의 차별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모든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는 인식도 재확인하였다. 회의는 문화적 정체성이 과거 세대로부터 물려 받은 전통, 역사, 도덕적·정신적·윤리적 가치의 보호 장치임을 강조하였으며, 또한 현재와 미래와 문화적 실천은 과거의 것만큼이나 가치가 있기 때문에 정부와 공동체 문화정책 개발에 참여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와 같이 정부 기관과 시민사회는 문화정책 개발에 참여 해야 하는 것이다.
회의의 주요 성과 중 하나는 문화를 재규정했다는 점이다. 유산은 현재 일상 생활에서 표현되는 모든 문화 가치를 포함하며, 삶의 방식과 가치를 전달하는 표현 형태를 지속시키는 활동이 점차 더 중요하게 된다고 하였다. 이 회의는 현재 무형문화유산 보존에 대한 관심은 과거 수십 년간 이루어진 것 가운데 가장 건설적인 발전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무형문화유산'이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사용되기는 이 회의가 처음이었다.
이 회의는 문화의 개념을 재규정 (예술이나 문자 뿐만 아니라 삶의 방식, 인류의 기본권, 가치 체계, 전통과 신념을 포함시킴)하는 것 외에 멕시코시티 문화정책선언 (Mexico City Declaration on Cultural Policies)을 통해 문화 유산을 새로이 정의하였다. 이 선언은 문화 유산에 인간의 창의성이 표현되는 언어, 의례, 신념, 역사 공간과 기념물, 문학, 예술작품, 아카이브, 도서관 등 유형과 무형의 것을 모두 포함시켰다. 나아가 멕시코 선언은 각 민족의 전통과 표현 형식이 문화의 존재를 세계에 드러내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에 모든 문화는 독특하고 환원할 수 없는 가치 체계를 반영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의미에서 문화정체성과 문화다양성은 분리될 수 없고, 다양한 문화정체성의 존재를 인식하는 일은 다양한 전통이 존재하는 곳이면 어디든 문화 다원주의 (cultural pluralism)의 정수라고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