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무형문화유산을 보호해야 하는가?
무형문화유산은 우리에게 정체성과 소속감을 부여하고 현재를 통해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또한 여러 공동체의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이해는 문화간 대화를 가능하게 하고 다른 방식의 삶에 대한 상호존중을 촉진한다. 무형문화유산은 사회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중요하다. 무형문화유산은 사회적 결속을 돕고 개인을 공동체와 사회의 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무형문화유산의 가치는 공동체 스스로 정한다. 공동체는 이들 표현물을 자신들의 유산의 일부로 인식하면서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무형문화유산의 사회적 가치는 상업적 가치로 전환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특정 공동체에서 무형문화유산의 경제적 가치는 양면적이다. 하나는 공동체 내에 전수되는 지식과 기술이고, 다른 하나는 그러한 지식과 기술로부터 비롯된 생산물 이다. 그 직접적인 경제적 가치의 예로는 특허 받은 조제약이 아닌 전통 약재의 소비, 공연을 위한 입장권 판매, 공예품 교역, 여행자 유치 등 생산물의 상업적 이용일 수 있다.
그러나 무형문화유산은 공동체 자체 혹은 교역을 통해 다른 공동체가 소비함으로써 얻게 되는 직접적인 경제적 가치 이상을 가진다. 공동체에 정체성과 연속성을 주는 주요한 역할을 통해 발전에 없어서는 안될 사회적 결속을 뒷받침한다. 이러한 무형문화유산의 직접적인 가치는 종종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전수된 지식, 무형문화유산의 다른 경제 부문에 미치는 영향, 발전에 부담이 되는 갈등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능력 등에서 비롯 된다.
외부의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연례 축제가 올해 열리지 않으면 얼마나 큰 손실일까? 공동체는 그들이 축제를 주최하고 그것을 공연하는데 지식이나 기술이 얼마나 많이 필요할까? 만약 전통적 수자원이나 농업 토지 관리 체제가 단기적인 이익 중심의 시장 체제 때문에 왜곡된다면 얼마나 손실이 클 것인가?
공동체에서 무형문화유산을 앗아가게 되면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는데, 직·간접적인 경제 가치가 사라지고 공동체의 사회적 결속과 상호 이해가 위험에 처하게 된다. 무형문화유산의 전승이 훼손되거나 단절되면 공동체로부터 사회적 표식을 앗아가게 되고 소외와 오해를 불러오며 정체성 약화와 갈등을 야기한다.
왜 유네스코인가?
유네스코는 교육, 사회과학, 자연과학, 문화,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좀더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유엔의 전문기구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유네스코는 몇 가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즉, 유네스코는 사고의 실험장으로서의 역할과 새롭게 부각되는 윤리적 문제들에 맞는 보편적 규범을 만드는 규범 제정자의 역할을 한다. 또한 지식 전파와 공유를 위해 정보센터 역할을 하면서 193개 회원국들과 7개 준회원국이 인적, 제도적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 유네스코는 유엔 안에서 문화 분야에 특별한 임무를 지닌 전문기구로서 공유된 가치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대화의 조건을 만들고 국제협력을 촉진하고 있다. 유네스코는 60년 동안 문화유산 분야에서 활동해 왔으며, 이러한 활동은 2003년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의 채택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왜 협약인가?
2003년 유네스코 총회가 무형문화유산보호 협약을 채택한 것은 무형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법적·행정적·재정적 기준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 아래 유네스코 회원국들이 오랜 기간 노력해 온 결과이다. 이 협약은 하나의 조약으로서 서면으로 국가간에 체결되는 것이며 국제법의 지배를 받는다. 이 협약을 비준한 당사국들은 조항의 적용에 대한 동의를 표시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국가는 협약 당사국이 되며 협약 내 모든 권리와 의무를 지니게 된다.
2003년 협약의 주요 목적은 무형문화유산을 보호하고, 그것에 대한 존중을 가능하게 하며,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무형문화유산 분야에서 국제협력과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협약은 무형문화유산을 보호하는 공동체와 집단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그리고 주로 살아있는 경험을 통해 전달하는 살아 있는 유산을 강조하면서, 생산물이나 결과보다는 과정이나 조건에 관심을 가진다. 이 협약은 공동체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유산을 다루며 창의성과 다양성 증진 그리고 공동체, 집단, 사회 전체의 복리에 기여하며, 평화로운 발전과 상생을 가능하게 한다.
협약은 어떻게 이행되는가?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은 국가적 차원과 국제적 차원에서 이행해야 할 조치들을 제시하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협약은 자국 내 무형문화유산의 보호를 요구한다. 협약은 공동체, 집단, 관련 비정부기구가 참여하는 가운데 각국이 그러한 유산을 지정하고 정의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 협약은 또한 몇 가지 보호 조치와 함께 무형문화유산 분야에서 인식을 제고하고 역량을 강화하며 교육적 조치를 진흥하는 조치들을 제안하고 있다.
국제적 차원에서 모든 국가들은 2년마다 열리는 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협약을 비준한다. 총회는 협약에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고 무형문화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의 24개 위원국을 선출한다. 이 위원회는 해마다 열리며 협약의 목적을 증진하고 그 이행을 점검한다.
위원회의 기능 중 하나는 협약의 효과적인 이행과 준비를 위해 총회에 운영 지침을 제출 하는 것이다. 총회는 2008년 6월 최초의 운영 지침을 채택했고, 향후 회의에서 이를 수정해 나갈 것이다. 특히 운영지침은 협약목록상 무형문화유산 등재, 국제재정 지원, 위원회 자문을 위한 비정부기구의 참여, 협약 이행을 위한 공동체의 참여 등에 대한 절차들을 규정하고 있다.